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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ble

[도서] 김상균 - 메타버스

by 린고_ 2022. 2. 6.

누구나 인식하고는 있지만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지 못하는 메타버스.


오랜만에 아주 재밌게 읽은 인문학 책이었다.
요즘은 소설 아니면 투자 관련 도서를 읽고 있었는데, 가상화폐에 대해서 공부하다 보니 메타버스에 대해 공부하는 것 또한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태껏 가상화폐를 혐오시했던 이유는 가상화폐가 거대한 사기- 혹은 투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다. 마치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처럼…
어떤 자산이든, 버블이 생기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자산 본연의 가치보다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자산시장에 뛰어든다.
튤립은 터키에서 네덜란드에 들여온 후, 그 희소성과 구근 상태에서 어떤 꽃이 필 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인해 아주 비싼 가격에도 거래되었다.
구근 상태에서는 어떤 꽃이 필 지 모르기 때문에 이 때 처음으로 선물거래가 생겨났다고 한다.
미래의 어느 시점을 정해 가격을 정해서 계약을 하고, 희귀한 꽃이 피면 더 비싼 가격에 되팔고, 가치가 낮은 꽃이 피면 낮은 가격에 파는 것이다.
이렇게 점점 가격이 오른 튤립은 구근 한 뿌리가 소 한 마리의 몇십배의 가격에도 판매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인기에 점점 재배되는 곳이 많아지고(공급의 확대), 마침내 튤립이 그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하기 시작하자 무서운 속도로 버블은 터졌다.

처음에 비트코인에 대해 지식이 전무했던 나는, 19세기 네덜란드의 튤립처럼 비트코인이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가 거래수단으로 사용되는 건 말도 안되고, 비트코인 시장 자체가 거대한 투기의 판일 뿐이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전혀 틀린 말은 아닌 것이, 아직도 비트코인의 효용에 대해서는 모른 채로 그저 시세차익을 노리고 단타를 하는 사람들도 실제로 많았고 지금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 후로 이제는 다르게 느낀다.

요즘 메타버스가 대세다. 처음에는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의 수단으로써, 이제는 인류의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점점 그 가치가 커지고 있다.
나는 메타버스와 NFT 시장이 커지면서 암호화폐의 쓰임새가 명확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메타버스는 쉽게 말하자면 가상 세계다.
국적, 인종, 성별, 나이도 따지지 않으며 나아가서 종교관이나 가치관도 따지지 않는 채로, 인간 대 인간이 가상 세계에서 만나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하게 보면 게임 세상 속 공간 같아보이지만 이제는 그런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서 다양한 삶의 수단이나 생산 수단이 될 수도 있는 세상이 오고 있다.
이 메타버스에서도 화폐는 필요한데, 여러 나라에서 접속할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가상화폐라고 생각한다.
현실 세계에서 미국인은 달러를 쓰고, 한국인은 원화를, 유럽인은 유로, 중국인은 위안화, 일본인은 엔화를 쓰지만,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에서는 모든 사람이 암호화폐를 통화로 쓰는 것이다.
NFT를 거래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 메타버스 세상이 중요해질 수록 암호화폐의 가치가 단단해진다고 생각해서 나도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 메타버스가 뭔지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고, 그것이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다.


김상균 교수는 로보틱스, 산업공학, 인지과학, 교육공학을 공부하고 현재는 산업공학과 교수로써 메타버스와 메타버스 속 사람들을 움직이는 방법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그는 메타버스를 증강현실 세계, 라이프로깅 세계, 거울 세계, 가상 세계의 총 네 개의 세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예전부터 메타버스 속의 삶도 가지고 살아오고 있었는데, SNS 같은 라이프로깅 세계가 그것이다.
우리 모두는 싸이월드, 페이스북을 거쳐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이프로깅 세계라는 메타버스 속 삶을 살고 있다. 아마 제일 친숙한 개념이지 않을까 싶다.
증강현실 세계는 대표적으로 포켓몬고가 있다.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현실 세계를 비추면, 피카츄 같은 포켓몬이 보여서 수집할 수 있는 게임인데 나도 한 때 재밌게 했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도시 번화가 같은 곳에 가면 포탈이 있고, 서울숲이나 대공원 같은 곳으로 가면 잡을 수 있는 포켓몬들이 많았어서 이 게임을 하며 돌아다니느라 살이 빠졌다는 사람도 있었다.
거울 세계는 대표적으로 구글어스나 네이버 맵 등이 있다. 현실 세계와 똑같은 세상을 메타버스 속 공간에 만들어놓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 앱도 거울 세계에 속한다고 한다.
가상 세계는 현실과 다른 공간, 배경, 등장 인물, 사회제도 등을 만들어놓은 세상을 뜻하는데, 게임 형태와 비게임 형태가 있다. Wow, 리니지, 포트나이트 등의 온라인 게임 세상이 게임 형태이고, 로블록스나 제페토 같은 것들이 비게임 형태이다.

이 책을 읽으며 미래의 여러 모습들을 상상해보는 게 즐거웠고, 앞으로 우리 삶이 어떻게 바뀔지, 메타버스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미 기업들은 움직이고 있고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뉴스들이 매일 들려온다.
나도 궁금해서 플레이 해 본 제페토에는 구찌 월드가 있었고, 로블록스에는 나이키 월드가 있으며 루이비통은 LOL과 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대학이나 기업의 신입 환영회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하고, 트래비스 스캇이나 BTS 같은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를 포트나이트 같은 메타버스에서 진행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뉴스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투자는 상상력의 분야라고 했다. 앞으로 5년 후, 10년 후에는 어떤 세상이 올 지 상상할 수 있어야 투자를 어떻게 할 지 알 수 있다고.
이 책을 읽어보며 앞으로 내가 무엇에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 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포트나이트에서 트래비스 스캇. 출처: 네이버 기사
제페토의 구찌 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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