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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ble

역전세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by 린고_ 2023.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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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틸 예정이었다. 버티고 또 버텨야지, 힘들다고 내던지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말아야지.

투자자의 반열에 들기 위해서 버티는 힘을 기르기 위한 테스트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전세금을 내주기 위한 대출 플랜을 세웠다.

월급을 받으면 생활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하고 몽땅 이자로 나갈 판이었다. 그래도 어쩌나. 버텨야지.

하지만 이상하게 그리 불안하지 않았다. 왠지 이번 달 안에는 꼭 세입자가 나타날 것 같았다. (사실 이 기분은 12월에도 똑같이 느꼈다)

 

전세퇴거자금대출(주담대)를 신청하지 않고 버티고 있었는데 퇴거 날짜가 점점 다가오며 이제는 신청해야만 하는 마지노선에 도달해서,

지난 주 금요일에 은행에 가서 주담대를 신청했다. 준비해야 할 서류는 어찌 그리 많은지 여기 저기 뛰어다니느라 힘들었다. 게다가 한은이 갑자기 또 기준금리를 올리는 통에 담당자에게 최대한 빨리 심사를 넣어달라고 요청해야만 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갑자기 가계약금이 들어왔다.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왠지 될 것 같았으니까.

 

소형평수에 도심에 가까운 위치라 보통은 신혼부부가 집을 보러 왔었는데, 젊은 남매라고 한다.

전세가 아니고 반전세라 다른 신용대출을 풀로 땡겼다. 전월세 전환율로 계산해보면 이전 세입자 대비 전세보증금을 1억 가까이 낮춰서 구한 꼴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아 2주 정도 빈집으로 놔두며 내지 않아도 될 이자를 조금 더 내야 하지만, 그래도 참 다행이다.

 

신용대출 상환 플랜을 짜보니 이것도 아슬아슬하게 힘든 수준이다. 그래도 괜찮다.

 

20년 12월, 전국 부동산이 피크를 찍을 때 산 집이다. 매가도, 호가도 많이 떨어졌다.

가슴이 쓰리다. 그 때 이걸 사지 않고 좀 더 모았다가 지금 샀더라면 훨씬 잘한 투자였을텐데.

하지만 그 때 사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못 샀을 거라는 남편의 심심찮은 위로가 조금은 위안이 된다.

그 덕에 대출 공부도 하고, 금리가 오르고 내리는 것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며 다음 스텝에 대해서도 꾸준히 고민을 하고 있다.

한시름 놓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내게 남편은 다음 스텝을 고민해야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한동안은 빚 갚는 데 온 힘을 써야지 다음 스텝도 밟을 수 있어서 열심히 빚부터 갚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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