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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부자의 그릇 - 이즈미 마사토

by 린고_ 2022.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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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신체적으로도 많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일이 바빠 하반기에는 절반 이상 출장을 내내 다니고 있고, 역전세난에 자금마련으로 힘들고, 마음의 여유가 없고.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일수록 더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에 쉽게 읽어지는 책을 꺼내들었다.


이즈미 마사토의 부자의 그릇.

신간인 줄 알고 샀던 것 같은데, 2015년이 첫 발매라 하니 벌써 7년이 지난 책이다.
재테크 부문에서 높은 순위에 있었는데 이야기 형식이라 아주 쉽게 읽히는 것이 그 이유인 것 같다.
나는 여러 날에 걸쳐 읽었지만 진득히 쇼파에 붙어 읽으면 두세시간이면 다 읽을 정도의 분량이라 짧기도 하다.

흔히 ‘부자’는 마음 그릇이 다르다고들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부자의 마음 그릇’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듯이 일본도 돈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문화가 있는데, 그 사실을 알고 파이낸셜 아카데미를 세운 이즈미 마사토라는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이다.
본인이 사업 실패로 힘들었던 시기의 경험을 살려서, 실패한 한 젊은 사업가와 부자 노인 사이의 이야기 형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책의 주인공인 사업가는 원래 노련한 은행원으로 루즈해진 생활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대출관련 업무를 하고 있던지라 많은 사업가들을 상대했고, 많은 돈을 다루었다.
주인공은 사업가들을 상대하며 내가 하면 저들보다는 잘할 텐데 하는 마음이 생겨났고, 돈을 많이 다루는 직업 덕에 스스로가 돈을 ‘잘’ 다룰 줄 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타이밍 좋게도 창업 컨설턴트라는 오래된 친구의 꼬임 아닌 꼬임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우려와는 달리 사업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잘 나가던 사업은 끝까지 번창할 수도 있었겠지만, 주인공의 오만과 몇몇 오판으로 도산하고 말았다.
그의 성공담, 실패담에 이어 이어진 부자 노인(조커) 사이의 이야기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 중 개인적으로 와 닿았던 몇 가지를 남겨보고자 한다.

1.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사실 우리는 돈 없이 살 수는 없다. 돈이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돈 없이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실은 돈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오늘 하루 어디에 갔는지, 무엇을 먹고 어디에 시간을 썼는지 카드 내역만 봐도 다 알 수 있다. 저자가 말하듯 한 달간의 카드내역만 봐도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취미는 무엇이고 생활 습관은 어떻게 되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침마다 스타벅스 - 4500원이 찍혀있다면, 그 사람은 아침마다 출근길에 스타벅스 커피를 사가는 사람이다. 주말마다 영화관 내역이 찍혀 있는 사람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길 좋아하는 사람이고, 달마다 OTT 서비스 구독료가 찍혀 있는 사람은 영화관보다는 집에서 OTT로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이다. 주말에 캠핑장 내역이 있다거나 골프장 내역, 혹은 외곽 도시의 주유소나 카페 내역이 있다면 그 사람이 주말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마음을 쓰는 곳으로 우리의 돈은 흘러간다.

2. “돈의 지배를 받는 것”
언젠가부터 나는 돈을 쓰는 일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자취하기 시작하면서였던 것 같기도 하고, 아빠의 사업이 크게 실패한 것을 본 이후 같기도 하다. 그 와중에 극단적으로 아끼는 친구들을 보며 항상 압박감을 느껴왔다. 스스로는 쓸 때는 잘 쓰고 아낄 때는 잘 아낀다고 생각하지만, 돌아보면 주변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졌을지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든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돈이 아까워서 친구와의 만남을 미루었던 적도,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적도 있다. 이제 나는 이게 “돈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돈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쉬운 길은 아닐 것 같다.

3. “실패란 결단을 내린 사람만 얻을 수 있다”
요즘 역전세에 시달리면서 혹 이 투자를 한 것이 크나큰 실수였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실패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실패란 결단을 내린 사람만 얻는 특혜라고 한다. 결단을 내린 경험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실패해보았다는 경험 자체가 큰 자산이 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실제로 실패한 이 투자로부터 나는 여러 가지를 배웠다. 큰 돈을 굴려본 사람은 다음 번에는 더 큰 돈을 굴릴 수 있는 근력을 가진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나에게도 적용되기를 바란다.

4.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다”
맞는 말이다. 자신의 그릇보다 더 큰 돈이 갑자기 들어온다면 그 사람은 돈에 휘둘려 그 돈을 헛되이 날려버릴 확률이 크다. 사람마다 자기가 다룰 수 있는 정도의 돈만 다뤄야 한다는 말이다. 그릇 이상의 돈을 가지게 되면 마음의 여유를 점차 잃어버리게 되고 그릇된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돈을 다루는 능력은 많이 다뤄봐야 키워진다. 저자는 한정된 기회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면 배트를 많이 휘둘러 봐야 하고, 누구나 제비뽑기 100번 중 1번은 뽑을 행운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실패한 경험을 토대로 더 큰 돈을 다룰 근력을 키웠으며, 여러 번의 배트 중 겨우 1번의 배트만 휘둘렀을 뿐이다. 앞으로도 나는 잘 될 것이다.

5. “부채는 재료, 금리는 조달 비용”
나에게 이제 이 개념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설득이 필요 없어졌다. 고작 2-3년 전만 하더라도 나는 부채는 모조리 갚아야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엄마 밑에서 자랐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돈에 대해 공부한 적이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부채는 잘만 활용하면 나를 더 키워줄 수 있는 나의 또다른 자산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부채는 재료이며, 금리는 조달 비용일 뿐이다. 5%의 금리라고 가정하면 1년에 500만원을 내면 나에게는 1억을 사용할 권한이 생기는 것이다. 1억을 사용하겠다고 결정하면 500만원을 지불하여 사용하면 되는 것일 뿐이다. 1억을 어디에 사용할 지는 이제 본인의 판단에 따른 것이며 투자 대상의 ‘가치’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모든 물건에는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있다. 집으로 생각해보면 집의 ‘사용가치’란 나에게 두 발 뻗을 나의 공간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교환가치’란 지금 이 집을 팔겠다고 내놓았을 때 매수자가 붙을 만한가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 한다. 1억을 사용하여 주식에 투자하든, 부동산에 투자하든, 가상화폐에 투자하든 1년에 500 이상의 교환가치 상승이 있다면 그 투자는 해볼 만한 투자인 것이다.
나는 장기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1년 동안 500을 지불하며 1억을 사용했는데 1년 후 500 이상의 교환 가치 상승은 이루지 못하더라도 10년이 된다면 5000 이상의 교환 가치 상승이 있을까? 10년에 5천 정도의 가치 상승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밌게 읽었던 책이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특히, 얼마 전에 읽었던 김승호의 ‘돈의 속성’이 생각났다.
돈에 대한 책 몇 권을 읽다보니 부자들이 하는 이야기는 모두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주변의 사람들을 잘 챙기고, 돈을 다루는 힘을 키우다보면 언젠가 나도 ‘부자’가 될 것이다. “배트는 최대한 많이 휘두르자!” 그리고 “가치를 분별하는 힘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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