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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ble

오늘의 결심- 파이프라인 만들기

by 린고_ 2021. 12. 21.

막연하게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솔직히 되돌아보면 요 근래 나의 단순한 목표는 ‘좋은 집에 사는 것’이었다.
부동산에 대해 잘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는 뉘앙스의 말을 들은 후부터 나는 부동산에만 관심을 두고 살았던 것 같다. (지는 건 절대 못참지)
퀀텀 점프라고 할 법한 큰 상승장을 놓친 타이밍에 실제로 부동산도 잘 모르고 주식도 모르는 나는 생각했다- 돈을 아껴서 빨리 갈아타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우리는 맞벌이 부부니까 수입은 나쁘지 않았다. 씀씀이도 적지는 않았지만, 과소비를 하는 타입은 아니라 한달에 얼마씩 꾸준히 모아가던 중이었다. 이벤트성으로 조금 높은 금리의 적금가입을 진행한다고 하면 쏜살같이 달려가서 단돈 20만원이라도 가입했고, 가계부도 나름 착실하게 써왔으며, 아주 소액으로 주식도 도전해보던 중이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내가 정말 바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후로 소소하게 몇 권의 책을 읽었다. 간간히 삼프로 티비나 월부, 슈퍼개미김정환 등의 유튜브도 들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던 것들 중에 머니 파이프라인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나는 ‘언젠가’ 나도 머니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지, 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일단은 이사가 먼저야. 더 좋은 집에 살게 되면 그때는 여유가 생길테니 뭐라도 해야지. 그러니 우선은 무조건 돈을 아껴서 더 좋은 집으로 이사간 후에 생각하자.

돈을 아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여러 미래의 계획들이 틀어졌다. 아이는? 하나만 낳자, 둘은 돈이 너무 들어. 육아의 고됨은 둘째치고 선택권까지 없다고 생각했다. 둘을 낳을 형편이 되지만 한 명에게 집중하고 싶어 둘째를 안 낳는 것과, 형편이 안 되니 하나만 낳기로 결정하는 것은 다르다. 해외여행? 젊을 때 많이 다녔으니 이젠 좀 안 가도 상관없지. 쓸 거 다 쓰고 살면 언제 부자돼. 명품가방? 명품을 몸에 두르는 것보다 내 자신이 명품이 되면 돼. 럭셔리한 외식과 좋은 차? 워런 버핏도 매일 맥도날드를 먹고 오래된 차를 끈다는데 뭐.
이런 식으로 내가 살면서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이 평생, 혹은 아주 긴 시간 동안 나에겐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것들 좀 없으면 어때? 돈 열심히 모아서 부자 되는 게 나한테는 더 행복이야.

이번 주에 새로운 책을 시작했다. ‘30대 맞벌이 부부의 30억 부동산 재테크’.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2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10년도 채 안 되어 순자산 30억을 달성한 부부의 이야기다. 나는 단순하게 또 생각했다. 우리는 비록 대출이 많긴 하지만 아파트 자가로 시작했는데,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을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읽다보니 이 부부가 실제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했는지, 그리고 실제로 그런 마인드셋팅을 위해 어떤 방법들을 취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미 내가 잘 알고 있는, 그러나 실제로 실행한 적은 별로 없는 이야기들이었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그게 마음에 콕 박혀왔다. 남편이랑 이야기를 한 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와중, 산책하는 길에 처음 본 유튜브를 들었는데 소수몽키라는 사람이 해외주식으로 성공한 이야기였다. 한참 듣다보니 엇, 30억 맞벌이 부부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 싶었다. 그것은 바로 머니 파이프라인. 잘 알면서도 흘려들었던, 미래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것이 이번에은 훅 귀에 꽂혔다. 소수몽키는 이미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더 하고싶은 일을 찾아 회사를 관두었다 했고, 30억 맞벌이 부부는 현재 아내분이 둘째를 낳고 육아휴직을 길게 하는 중인데, 맞벌이를 하지 않아도 이미 잘 셋팅해놓은 파이프라인 덕에 맞벌이 하는 것 만큼 수입이 들어와서 첫째를 낳았을 때처럼 자존감,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불안하지 않다고, 복직은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당장 지금 좋은 집에 사는 게 중요한가? 머니 파이프라인 만드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게다가 이렇게 수동적으로 돈을 그저 아끼는 방법으로는 언젠가 이사는 가능하겠지만 장기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가 없는데! 아니 잠깐… 파이프라인이 구축되면 내가 전에 포기한 수많은 것들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못하고 살 거라고 미리 못 박아두지 말고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더 빨리 부자가 된 다음에 누리면 되지 않나? 워런 버핏은 매일 아침 치즈버거를 먹지만 포시즌에 가서 디너를 먹는 것도 아무렇지 않을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나의 계획은 똑같지만 약간의 계획 변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극적인 재테크(맹목적인 절약-그렇다고 엄청난 절약을 하지도 않았지만)를 통해 집 갈아타기를 이용한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보다는 그것에서 벗어나서 더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머니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후에 좋은 집에 사는 것으로. 똑같은 말처럼 보이지만 나에게는 큰 변화이자 깨달음이었다.

이번주에는 30억 맞벌이 부부인 홍사장과 김여사의 마인드 세팅을 한 번 따라해보고, 한달에 한번씩 자기점검을 해보려 한다. 그리고 소수몽키처럼 매일 하나씩 꾸준하게 블로그 포스팅하기. 우선은 세 달만 꾸준히 해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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