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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부동산 매수기

서울 갈아타기 전략 - 30대 부린이 부부 마용성 입성하다 #주택담보대출금리 #부동산

by 린고_ 2023. 10. 6.

갈아타기 전략이라고는 했지만 갈아타기라는 게 너무 어려운 요즘 부동산 시장입니다.
요즘 같을 때는 매수부터 하기보다 매도부터 하고 그 다음에 매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러 전문가들이 입모아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매도와 매수를 동시에 진행할걸- 하는 후회가 들었네요.
이번에 실제로 갈아타기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들, 그리고 요즘 주담대 금리 현황이나 피부로 느낀 부동산 분위기 등을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시작으로 다시 블로그를 살려보려고 합니다.
이웃들과의 소통도 다시 해보려구요. 그 동안 현생이 너무 바빠 버려두었던 블로그에 심폐소생술 들어갑니다.
 


출처: 연합뉴스


이번에 우리 부부는 마용성으로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마 용 성

 

 

마용성이라고 하지만 딱히 누구나 아는 입지나 누구나 아는 아파트가 아니라, 그저 주소에 찍힌 자치구가 이 세 곳 중 한 곳이라는 것 뿐이지만요.
그래도 우리 부부에게는 나름 인생에서 마일스톤으로 찍힐 만한 사건이 아닐지, 투자가 아니라 실거주라는 점에서 더 그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우리 부부가 갈아타기를 결심한 이유는 이직 때문이었습니다. 부부가 동시에 이직을 하게 되었죠. 그게 벌써 2년 전 일입니다. 21년 가을에 이직을 했으니까요.
지금 살고 있는 동네가 이전 직장 출퇴근하기에는 썩 좋았는데, 둘 다 이직하고 나니 둘 다 멀어져버렸어요. 그래서 동네 부동산에 제일 처음 집을 내놓겠다고 연락한 것이 21년 10월입니다.
그리고 매도에 성공한 것이 23년 9월이네요. 딱 2년 걸렸습니다.

투자로는 정말 인기가 없는 동네라, 다른 동네들 다 상승바람 불 때 손가락 빨며 쳐다보고 있다가 이제서야 차례가 온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매도에 성공한 것이 어디냐 하겠지만, 금액도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낮춰 팔았고- 서울 치고 웬만한 경기도와 맞먹는 저렴한 동네라는 것도 한 몫 했겠지요.
(하지만 4년간 살아본 경험으로 따져보면 이 동네만큼 살기 좋은 동네가 없어요. 딱 한 가지 단점만 제외하면)

어쨌든 그렇게 매도에 성공했습니다.
매도에는 성공했는데 손에 쥐는 돈이 별로 없습니다. 4년을 살았으니 비과세 요건도 진작에 충족해서 내는 양도세도 없는데요.
담보대출이 거의 절반이었거든요.
조만간 글을 써보겠지만 해당 주택 말고 다른 주택이 하나 더 있었는데, 올해 초에 그 주택의 역전세를 아주 제대로 맞았습니다.
그 주택 역전세에 자금을 밀어넣느라 해당 주택에서 주담대를 추가로 받았습니다. 관련해서는 조만간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그런 연유로 해당 주택을 매도하고 나니 손에 떨어지는 자금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마용성에 입성했느냐 하면...
그냥 담보대출을 거의 최대로 받았습니다. 현재는 LTV도 비규제 지역의 경우 70%로 아주 넉넉하지요.
(DSR이 40%긴 하지만)

요즘 금리 현황도 썩 좋지는 않아서 월 이자 부담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커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 두 명 중 한 명의 직장까지 20분 컷이니 그 자체로 충분히 이득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열심히 현금 채굴에 집중하면 되겠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현황

 
얼마 전 메이저 은행들에서 50년 주담대가 사라진다는 기사는 보셨을 듯 합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299774?sid=101

 

가계대출 최대폭 증가‥'50년 주담대'부터 조인다

우리나라는 가계 대출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른바 '영끌족'이 다시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건데, 특히 50년 만기 대출과 특례보금자리론이 주범으로 지목돼서, 정부가 대출 문턱을 높이

n.news.naver.com

 

실제로 저희가 주담대를 받기 위해 하나은행 어플로 수차례 돌려보는 몇 주 동안 50년 옵션이 사라졌어요. 처음에는 있었는데…

하여간에, 요즘 주담대 금리 현황은 이렇습니다.
- 40년 기준, 4.385% (하나은행 기준, 추가 금리 감면 적용 시)

추가 금리 감면은 0.6% 적용한 기준입니다.
- 급여이체 -0.3%
- 주택청약종합저축 월 5만원 이상 또는 적금 월 10만원 이상 납입 -0.1%
- 제휴카드결제대금 인출 (하나카드 30만원) -0.1%
- 제휴카드결제대금 인출 (하나카드 70만원) -0.1%

기존에도 하나은행에서 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추가 금리 감면 조건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기존에는 청약 -0.1%, 적금 -0.1% 이 따로 적용되었기 때문에 청약과 적금을 둘 다 10만원씩 넣기만 하면 -0.2%가 감면 가능했죠.
그리고 하나카드 결제대금 30만원 인출 -0.1%은 있었지만 70만원 인출 -0.1%은 없었습니다.
조건이 좀 더 까다로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드대금 40 늘리는 것보다 적금 청약 10 더 넣는 게 쉽잖아요.
 

요즘 부동산 분위기

 
이번에 갈아타기를 하면서 참 울고 웃고를 많이 했습니다. 부동산 매수가 3번째지만 이렇게 다사다난했던 적은 처음입니다.

이번 매수는 직주근접이 테마였으므로 지역이 두세군데 정도로 한정되어 있었는데, 거의 20집 이상은 본 것 같아요. 매물이 적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골라갈 수 있는 느낌이랄까요. (예산만 맞다면)
담보대출을 최대로 끌어도 우리 부부의 예산이 간당간당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방문했던 집들 중 절반 정도는 네고가 많이 들어가야 가능했던 집들이었어요.

1. 처음에 우리는 이사가려는 마음이 크게는 없었습니다. 매도가 되면 매도하고, 안 되면 그냥 살자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팔기에는 정말 아까운 집이었고 생활에도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작년과는 다르게 집을 보러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2. 갑자기 매수자가 나타났습니다. 생각지 못했던 상황이라 급하게 이사갈 집을 구해야 했습니다. 섣불리 매도를 해버리면 붕 떠버리는 상황이 될까봐 매수자에게 3일의 말미를 달라고 하고 이사 갈 집을 구하러 다녔어요. 다행히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을 수 있었는데 이사날짜를 맞춰야 했고 날짜를 매수자에게 전달했습니다.

3. 매수자는 전세를 빼서 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사날짜가 여의치 않았던지 아니면 그 사이에 생각이 바뀐 건지 우리에게 일주일을 기다리라고 하고는 잠적해버렸습니다. 첫번째 좌절…

4.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우리의 전략은 매수할 집을 우선 점찍어놨으니 매도를 기다리기, 가 되었습니다. 우리집이 모델하우스라도 되나, 싶을만큼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기에 금방 다음 매수자가 나타날 거라 생각했습니다.

5. 우리가 가려는 집은 이사날짜가 정해져있어 급한 사람이었으므로 날짜가 지나갈수록 우리에게는 더 유리한 상황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두번째 매수자가 나타났는데 이 사람도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았어요. 그리고 우리가 절대 협의하지 않으려했던 마지노금액에서도 몇백 더 빼달라고 하더군요. 이사 날짜만 맞춰준다면 빼줄 용의가 있었는데 결국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아서 또 불발되었습니다. 여기서 두번째 좌절…

6. 세번째 매수자가 나타났습니다. 신혼부부라 이사날짜가 정해져있지 않았고 수월하게 날짜를 맞출 것 같아 우리가 봐두었던 그 집이 매도되었는지 바로 연락을 해봤는데… 일주일 전에 매도되었더라구요. 그것도 우리가 알던 금액보다 훨씬 싸게요. 세번째 좌절.

7. 이사 갈 동네 매물은 이제 훤히 꿰뚫고 있는데 그 중에 괜찮으면서 예산에 맞는 집은 이제 없었습니다. 그런데 또 매수자가 나타났는데 이사갈 집 찾는다고 말미를 달라고 하자니 매수자 마음이 바뀔까봐 불안해졌습니다. 부동산에서도 계속 겁을 줬죠. 이러다 또 놓친다 빨리 잡아라.
이를 어쩌나 그냥 갈아타기를 포기할까. 다른 동네를 볼까.
무한 고민 끝에 그냥 매도부터 해버리기로 했습니다. 잔금 기한도 세달 반 정도로 아주 넉넉했고 이사 날짜도 픽스가 되어 있지 않아 조건이 괜찮은 편이었거든요. 나중에 조금 후회했지만

8. 매도 결정 후 지역을 조금 넓혀 새로운 매물들을 보러 다녔습니다. 몇 군데 매물을 보고 매수콜을 넣었으나 갑자기 마음을 바꿔 금액을 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사갈 집이 마땅치 않아 갑자기 매도를 보류하겠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여러번의 좌절 중, 다른 동네에서 괜찮은 매물을 또 하나 찾았습니다. 금액도 훨씬 저렴했고 인테리어도 완벽히 되어있는 집. 계좌를 주겠다고 하는데도 쉽게 손이 나가지 않더군요. 원래 염두에 두던 동네가 아니라 그런지… 그래도 계약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처음 우리가 점찍어줬다가 놓친 집을 찾아준 부동산에서 연락이 와서 같은 단지에 괜찮은 매물이 있는데 보겠냐 합니다. 당장 보겠다고 하니 집주인이 아직 고민 중이라 합니다.

9. 그러는 와중에 계약하려고 마음 먹었던 그 다른 동네 집에 경쟁 매수자가 붙었다 합니다. 우리가 계약금 쏘지 않으면 바로 계약금 쏘겠다고 하니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 이 쪽 집도 집주인이 고민 중이라니, 둘 다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우리는 그 집을 포기했습니다.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어요.

10. 며칠을 맘 졸여 기다렸고 집주인이 드디어 집을 보여주겠다고 해 시간을 겨우 맞춰 집을 보곤 바로 결정을 했죠. 순조롭게 흘러간다 싶었는데 계좌번호를 받기 직전, 그 집이 이사갈 집 쪽에서 갑자기 금액을 몇천 높였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우리한테 원래 얘기했던 금액으로 팔 수가 없다고.

다시 또 좌절… 이 집은 거래 이야기가 되기까지도 시간이 꽤 걸린 편인데 꼭 우리에게 매도하긴 할거라고 해서 우리 마음 속에는 이미 이 집이 우리 집이었어요. 도면을 다 뽑아서 가구 배치도 해보고, 인테리어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죠. 길가면서 줄줄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11. 이제는 정말 잔금 날짜가 훅훅 다가와서 심란했고, 가장 마지막 순위로 밀어두었던 매물을 계약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단지였어요.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갈아타기는 아니었습니다. 제 기준에 성공적인 갈아타기는 전고점과의 차이가 얼마나 나느냐가 관건인데, 예를 들면 (전고점보다) 1억 빠진 채로 팔고 2억 빠진 집을 사면 성공적이라는 거죠. 보통 상급지가 더 빨리, 더 큰 폭으로 오르고 내리니까요.
저는 전고점보다 아주 싸게 팔고는, 전고점을 따라붙고 있는 집을 샀기 때문에 성공적인 갈아타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갈아타기에 성공하기는 했죠. 상급지로 이동했구요.


우리가 보던 동네는 집주인들이 다음 집을 찾지 못하면 아예 매도를 하지 않고 있었어요. 보통 평수를 넓혀 가는데 매물이 잘 없기도 하고 그 집들이 금액을 자꾸 높히다 보니 본인들도 원래 받으려던 금액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인거죠. 매도와 동시에 매수하는 전략.
우리도 사실 그러려고 했었지만… 마음이 급했는지 냅다 매도부터 해버리고 다음 집을 찾았으니 지금 생각하면 성급했다 싶습니다.

상승분위기라고 하니 사람들이 마음이 급해진 상황이었기도 합니다. 매수콜을 넣어보면… 다들 올라간다고 하는데 우리만 싸게 팔 수 있나요, 라며 전혀 네고를 안해주거나 몇천 올릴 태세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원래 부동산 시장이라는 게 한번 바람이 불면 무섭게 부니까요. 지금은 다시 잠잠해졌죠.


 
미국은 또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하니…
그렇지 않아도 원리금이 두 배가 된 상태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그것보단 이사도 하기 전인데 다음 스텝은 어떻게 해야할까, 벌써 고민이네요.
아무쪼록 갈아타기 도전하시는 분들은 모두 성공하시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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